2015년. NEXT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시간적으로 여유도 있었다. 무엇인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는 반드시 NEXT에서 발생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는 내 자신에 대한 면피를 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더 높다.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점점 더 두려워진다. 특히 책의 경우에는 글이라는 무게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 컸다. 특히 내가 쓰고 싶은 책의 무게감은 이전보다 몇 배 무거운 주제였다.
2016년. NEXT라는 울타리 속에서 온갖 핑계를 대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울타리 속에 갖혀 있던 나를 깨운 계기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다. 경희대에서 진행했던 자바 웹 프로그래밍 강의였을 수도 있고, 일본 오사카로 떠난 가족 여행이었을 수도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오사카 여행을 다녀온 후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글이 쓰고 싶어졌다기 보다 이렇게 무력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삶에 무엇인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삶 속에 가슴 뛰는 일을 한 가지라도 만들고 싶었다.
정말 재밌게 썼다. 이전에는 책을 쓰려고 책상에 앉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이번 책은 달랐다. 책상에 앉으면 멈추기 싫을 정도로 글쓰는 재미가 있었다. 그 만큼 짜릿하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만큼 무거우면서, 거창한 주제에 도전했기 때문에 두려움의 연속이기도 했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내가 이 책을 쓰는 것이 맞나?", "쓸 수 있을까?", "역량이 되나?"라는 생각이 나를 잠시 머뭇거리게도 했다. 이런 수 많은 감정이 교차하면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은 10년 이상 자바 웹 프로그래머로 살아온 나의 경험과, 3년 이상 NEXT에서 웹 서버 전공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얻게된 학습과 관련된 나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프로그래머로서의 책이기도 하면서 교육자로서의 책이기도 하다.
"좀 더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바 웹 프로그래머로서 성장하는 후배들에게 학습 로드맵을 제시해 줄 수 없을까?"라는 내 자신의 고민의 흔적을 담고 있다.
너무 큰 목표를 가지고 도전한 것은 아닌지 두렵고, 걱정되는 마음이다. 하지만 책을 쓰는 중에 읽은 건명원(세상에 없던 학교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 “1년간 건명원이 걸어온 길에 점수를 주자면”이라는 질문에 최진석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100점이다. 다른 사람들은 안 했는데 우리는 했으니까. 머릿속 구상만으로는 하루 동안 나라 100개도 세울 수 있지 않나. 우리나라 지식인들은 비판에는 일류지만 실천력이 약하다. 이게 문제다 저게 문제다 말로만 비판하지, 덤비는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일류 비판가보다 삼류라도 행동가가 필요하다.”
나는 일류 비판가보다 삼류 행동가가 되기로 마음 먹으면서 이 책을 쓰고 세상에 내어 놓는다.
이 책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책이 아니였으면 한다. 우리 모두 같이 키워나갔으면 한다. 어떠한 비난이라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마음껏 비난하고, 피드백을 주었으면 한다. 자바 웹 프로그래머가 참고할 수 있는 일류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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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의견 from SLiPP
교수님 존경합니다 ㅜㅜ.
@호수 부족한 것 많은 놈입니다. 저도 교수님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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