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바 웹 프로그래밍 Next Step 책을 쓰게 된 계기는

2016-09-12 09:20

나는 3개월 동안 학원에서 자바 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개발자의 걸을 걷기 시작했다. 내 주위에는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학습하는 것이 좋은지, 학습해야할 지식이 무엇이 있는지, 각 지식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독학으로 하나씩 학습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느낌으로 이 길이 맞겠지라고 생각하고 파고 들었다가 난이도가 너무 높아 포기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렇게 끊임없이 도전했다가 좌절하고, 포기하기도 많이 했지만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었다.

이런 마음 때문인지 나는 학습 로드맵에 참 관심이 많았다. 첫 번째 학습 로그맵을 만들었던 경험은 2006년 스프링 프레임워크 워크북이라는 책을 쓸 때로 기억한다.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학습하기 위해 전, 후로 읽어야할 책의 학습 로드맵 문서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을 쓰면서 위 로드맵 문서를 보니 10년 사이에 참 많이 바뀌었다. 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도 바뀌고, 경험치도 달라지고, 기술의 흐름이 바뀌면서 추천하고 싶은 자료도 많아졌다.

두 번째 학습 로드맵은 2012년에 있었던 공감 세미나에서 진행한 자바 웹 개발자의 학습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한 강의를 준비하면서이다. 이 주제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진행한 발표인데 많은 개발자에게 의미있는 주제였던 듯하다. 어쩌면 학습 로드맵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내용이었지만 의미있었던 듯하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바 웹 개발자의 학습 로드맵을 제시하는 이 같은 책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개발자의 학습 로드맵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나와 같이 학원과 같은 교육 기관에서 짧은 기간 학습한 개발자에 대한 연민 때문이다. 너무 짧은 기간에 많은 내용을 학습하다보니 그 많은 내용을 소화하기 힘들다. 이런 상태에서 바로 현장에 투입되다보니 바쁜 일상 속에서 더 깊이 있는 학습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의지를 가지고 다음 단계의 학습을 하고 싶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학습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없다보니 도전했다가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내가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스터디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커뮤니티 스터디라도 참여해 다른 개발자와 소통하고 학습하는 개발자라면 그 나마 괜찮다. 훨씬 더 많은 개발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묵묵히 혼자 학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방황하고 있는 이 친구들에게 벗이 되는 책을 쓰고 싶었다.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는 2016년 1월 경희대에서 진행한 5일짜리 방학 특강이었다. 5일 동안 "자바 웹 프로그래밍"을 주제로 강의를 마치고 설문을 했는데 설문 피드백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내가 진행한 강의가 의미있고, 즐거웠다는 피드백을 받고 기분도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나의 마음을 울린 가장 감동적인 피드백은 다음과 같다.

게임하는 것 같았다. 일방적으로(단방향으로) 수업을 듣고 주어진 코드를 따라서 작성하는 게 아니라 게임하듯이 내가 하나의 단계를 완료하고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게 재밌었다. 내가 이렇게 집중할 수 있구나라는 것도 새삼 느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NEXT에서 진행하던 강의 방식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있구나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이 학습 방식이 더 많은 학생과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물론 모든 학생과 개발자가 맞는 것이 아니겠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학습 방식과 맞는 친구들에게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인해 소프트웨어 교육,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에 작으나마 변화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이 무슨 거창한 이야기냐고 의아해할 수 있다. 나는 2012년말부터 네이버에서 설립한 넥스트(공식 명칭은 NEXT institute이다.)라는 교육 기관에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3년 동안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느낄 수 있었고, 이 문제점을 깨기 위한 노력과 시도를 해왔다. 이 3년의 경험으로 완전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힘들지만 약간의 방향성은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 책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과정을 공유한다면 독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 완성된 모습을 담고 있는 교육 모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자바 웹 개발자의 학습 로드맵을 설계하고, 자신의 학습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대한민국 교육에도 작으나마 변화의 바람이 불었으면 한다.

자바 웹 프로그래밍 Next 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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